할아버지집에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찾은 친정.집 앞 풍경이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. 평소 대문 근처에 세워두었던 내 자전거가 마당 깊숙한 안쪽으로 밀려나 있는 게 아닌가.'누가 건드렸지?'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린 순간, 나는 그만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. 자전거가 있던 그 자리에, 가느다란 젓가락 같은 막대기 두 개가 땅에 꽂혀 있었다. 자세히 보니 막대기가 아니라, 이제 막 시멘트 바닥을 뚫고 뿌리를 내린 작은 나무 두 그루였다. 대문을 없애버린 파격적인 선택 이후, 아빠가 가져온 다음 대안은 바로 이 앙상한 묘목들이었다. 철제 대문 대신 생명력이 자라나는 '초록색 문패'를 세우고 싶으셨던 모양이지만, 내 눈에는 그저 가시 돋친 나뭇가지가 애처롭게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. “아빠, 웬 나무예요? 자전거는..